제가 사랑하는 페이지터너 소설인 『나를 찾아줘(Gone Girl)』는 단언컨대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작품입니다. 빼어난 미모, 명석한 두뇌, 엄청난 재산까지 가진 에이미는 만인의 알파걸이고, 그런 그녀와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신문기자 닉은 누가 봐도 완벽한 부부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혼 5주년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둘의 행복했던 생활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죠. 닉은 아내를 찾기 위해 정신없이 헤매던 중, 결혼기념일 선물로 아내가 곳곳에 숨겨둔 증거물을 발견하는데, 그 보물들은 하나같이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합니다.
범죄 소설로 보이던 소설의 양상은 어느 순간부터 결혼생활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이어집니다. 한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의 의미는 뭘까요. 이번 달 [모던클래식]에서는 미국 현대 작가 중에 가장 뛰어난 필력으로 정평이 난 길리언 플린의 결혼이야기를 읽고 깊은 대화를 나눠봐요.